![]() 수천 년이 지난 미래의 인류는 팩스포탈로 자유롭게 이동하고 시종의 서비스와 보이닉스의 보호를 받으며 20 년마다 재생되어 젊음을 누리고 살고 있다. 기억을 잊은 채 일리움(트로이의 별명)의 전장을 누비며 관찰하고 기록하는 역사학자 호켄베리는 아테네의 밀명을 받는다. 제우스, 아프로디테, 아레스.. 과연 그리스의 신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생물이기도 기계이기도 한 인공생명체 모라벡(한스 모라벡의 이름을 따서 ^^)으로 화성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양자활동을 조사하러 떠나는 탐험대. 유로파의 해저에서 온 만무트와 이오에서 온 오르푸는 셰익스피어와 프루스트의 저작을 연구하며 얘기를 나누던 친구 사이지만 처음으로 대면한다. 화려한 전장에도 불구하고 공허했던 최근의 영화 트로이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신화를 가져오고 일리아드를 알고있는 학자들을 신들과 함께 놓은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시험일까. 과거와 역사를 통해 인간은 무엇을 배우고 얻는 것일까. 지금보다 더 진보된 기술을 얻고 누리게 된다면 삶에서 어떤 목적을 추구하게 될까. 하이페리온에 나왔던 팩스기술과 슈라이크가 등장하고, 키츠 대신 셰익스피어와 프루스트, 호머가 나온다. 작년 로커스 SF 부문 수상작이기도 한데, 속편 올림포스가 기다려진다. ![]() 인기님의 서평처럼 맛나는 판타지 걸작. 20세기 초 홍수로 잠겼던 마을 갈베스턴은 묘한 고장이다. 소설이 시작하는 어린 시절의 포커판은 많은 것을 얘기해준다. 가본적 없지만 텍사스의 무더위에 남부의 정서마저 느껴지니까. 죽음과 삶, 양면의 상징과 함께 도박이란 것은 많은 것을 비유하는데 쓰인다. 체스가 어린애 놀이라면 포커는 어른의 놀이가 되는 이유가 뭘까? 표지에 등장하지만, 가면은 참 강력한 상징물이다. 변신과 힘, 지킬박사와 하이드, 예의나 의무와 일탈과 방종. 수단과 목적이 전도될때, 문명이란 무엇일까. 퍼펙트 서클에서 처럼 처음과 끝이 깔끔하게 매듭지어지면서 감동이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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