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로그인
화씨 9/11
저작 화씨 451의 제목과 관련 불편한 심기를 표시했던 SF계의 원로 레이 브래드베리 외에도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야 많겠지. 하지만 인디펜던스 데이 연휴를 나름대로 챙겨주기에 적절한 방법이 아닐까 싶어 영화를 보러갔다.

약간의 스포일러성 언급이 영화보는 재미를 반감할 것 같지는 않지만, 민감한 분이라면 그만 읽어도 좋겠다.
디즈니(산하 미라맥스)가 난색을 표시한 탓에 미국내 배급을 맡은 곳이 라이온스 게이트, 예고편 중 open water는 흥미로왔다. 기회가 되면 볼것.

영화는 2000년으로의 시간여행으로 시작한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앨 고어의 승리로 보였던 때 말이다. 무어에 따르면, fox에서 부시를 승자로 선언하기 전까지 방송사들도 고어의 승리를 보도했었던 것이.. 그 이후로 세상이 퍽 변하지 않았나?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거기서 거기일 것 같았는데.

영화는 사우디 왕족과 부시 써클과의 돈독한 관계를 더듬어 설명하는데 제법 시간을 할애한다. 사람들이 엘리트라지만 내 기반이라고 선언하는 부시의 모습은 미국 매체에서 보기 힘든 일면이다. 휴가에는 목장을 찾는 보통 사내로서의 이미지가 그의 인기를 위한 필수 요소였고, 무능력과 어눌함을 장점으로 바꾸는 (어쩌면 유일한) 효과적인 방법이니까. 상대적으로 특권층으로 이미지가 굳어버런 케리와 실은 별 차이가 없을 터인데.

전작 컬럼바인을 위한 볼링에서도 그렇지만, 무어는 신중하고 치밀한 분석가는 아니다. 이번에도 좌충우돌, 음모론도 펼치곤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어가 조명하는 사실과 모습은 미국 매체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포를 주입하면서 우익의 맹목적인 애국심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가 익숙한 얘기다. 그렇다고 거창한 정책이나 음모는 아니겠지만, 겁먹고 순종적인 대중이야 여러가지 이유로 가진 자들(the haves and the have mores)이 좋아할 수밖에.

조금 멀지만 또 마운틴뷰의 극장을 찾았는데, 역시나 좌석이 거의 가득찼다. 그러나 일반적인 현상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 동네따라 영화취향도 다르더라니까. 과연 영화가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수 있을지.

백악관 앞에 진을 치고 전쟁을 비난하던 할머니는 아마도 교포가 아니었을까, 태극을 그려두고 있었다.
by ethar | 2004/07/06 09:14 | 영화 / movie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ethar.egloos.com/tb/61160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