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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ch point
woody allen 의 영화.

포스터의 제목에서 넌지시 비추어 놓은 '운'에 대한 고백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그물 위로 오가는 공이 그물을 맞추고 떠오르는 순간 공은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있지만, 노력이나 의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그런 결정의 순간이 운이 아닐까 하고.

한때 프로 테니스 선수였던 크리스, 아일랜드 출신의 무일푼 젊은이가 상류 클럽에서 테니스 코치 일을 시작한다. 강습을 받던 톰을 통해 부유한 영국 가문인 그의 집안과 친분을 맺으면서 그의 야망은 방향을 찾는다. 오페라와 도스토옙스키도 도움이 되는데, 한가지 문제가 있다.


우리는 도덕이나 윤리를 배우고 가르치지만, 많은 경우 그에 기반하여 삶을 살아간다고 하기는 어렵다. 돈, 명예, 지위, 영향력, 애정 등 원하는 것을 쫓는 가운데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리고 쉽게 타협하고 절충하는가. 가끔 곱씹는 죄책감이나 가책을 밀어놓고 열심히 달리던 와중에 양 손에 떡을 하나씩 들게 되었다면 어떻게 할까. 욕심은 논리적 판단을 흐리게 하고, 크리스는 어느 한쪽도 포기하기에는 배가 너무 고팠나 보다.

영화에 거듭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낱말은 쓰지 않은 것은, 계산과 비교의 대상이 꼭 그렇다고 하기 내키지 않아서다. 인간 관계는 절대적인 진실과 논리 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고(그렇다면 진실만을 말하겠다는 선서가 필요하지 않겠지), 우리는 종종 알고 있는 불길로 걸어 들어가기도 한다. 그 가치,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선택의 시험이 주어지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사랑이 절대적인 가치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멋진 저택과 기사가 모는 차, 화려한 옷과 괜찮은 직장, 뒤를 봐줄 장인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크리스의 선택을 두고 사랑이라고 부르기는 좀 무리가 아닐까.

하지만 사랑에 대한 영화는 아니니까. 결국 모든 것은 운의 문제라는 것인가. 허술하고 어설픈 데도 무사히 넘어가는가 하면, 꼼꼼히 준비를 하고 노력을 해도 예상 밖의 일로 무너지기도 한다. 아기에게 '운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도 나무랄 수 만은 없을지도. 한자에서 유래한 우리 말은 禍 福 을 나누어 생각하지만, 영어는 luck - good luck, bad luck 모두 안고 있다. 결국 운에 대한 얘기라는 거지 뭐.



jonathan rhys-meyers는 악역이 잘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영악하고 야심만만한 역할에 자주 뽑히는듯. scarlett johansson과 만나는 장면에서 둘은 무척 닮았다. 섞이지 못하고 겉돌면서도 약간 배고프고, 뛰어들 준비가 되어있는 눈빛이랄까.

처음과 끝에서 처럼, 오페라에서 고른 음악들이 영화의 무대와 잘 어울린다. 고풍스럽게 녹음한 카루소의 목소리.

by ethar | 2006/01/08 11:05 | 영화 / movie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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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어질 수 도 함께할 수 도 없는 물과 불. 우디 앨런 영화답게 평범하지 않은 인물도 자연스럽고 심리적으로 부담스럽지 않다. 비범하지 않지만 현실에 매이기 전의 비키와 크리스티나. 매치포인트부터 앨런과 일한 스칼렛 요한슨이 크리스티나로 나온다. 프레스티지에 나왔던 레베카 홀의 연기가 참하다. 패트리샤 클락슨이 비키의 미래판, 주디를 연기했다. 관광상품 홍보처럼 참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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