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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ss soup - jonathan carroll
캐롤은 매혹적인 글솜씨를 지닌 작가다. 장황하게 늘어놓는 묘사는 기지로 반짝이고, 재기가 넘치는 사실들을 하나둘 펼쳐놓는다. 비유로 겹겹이 싸인 이야기 속에서 현실과 환상, 삶에 대한 명상과 속담이 꼬리를 문다. 게다가 독특하고 매력적인 인물들은 작가가 얘기하려는 주제마저 종종 잊게 만든다.

선과 악 이라고 얘기하기는 망설여지지만, 그렇게 얘기할 수 밖에. 신화의 변주 속에 '하얀 사과'의 빈센트와 이자벨, 그리고 친구들이 삶과 죽음, 질서와 혼란 속에 길을 찾아 헤맨다. 즐거운 이야기는 여전하지만, 가운데쯤 좀 지친다. 그렇지만 키셀락을 찾는 데서 부터 내리막으로 속도가 붙고 책장을 덮기는 아쉬워진다.

과거의 자신. 열 살 스무 살 서른 살의 나는 제각기 다른 고민과 용기와 열정을 지녔으리라. 다르지만 모두 같기도 하다. 잊었던 의미를 찾거나 놓쳤던 기회, 달아났던 물음을 대면하면서 자신의 깊은 바닥을 더듬고 인생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는 캐롤의 단골 주제다. (유머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는 거기서 한 발 더, 어쩌면 껑충 뛰어넘는 시도를 한다. 조급해서 좀 아슬아슬해졌다. 작가가 여유를 잃은 것일까,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기다려주지 않은 것일까. 빈센트와 이자벨처럼 달음박질 해 나간 것만 같다.


요셉 키셀락은 실재했던 인물인가 보다.
by ethar | 2005/10/18 14:44 | 책 / book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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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Carroll, Jonathan - Glass So..
전작에 해당하는 White Apple (2002)에서 이사벨(Isabelle)은 죽음으로부터 빈센트(Vincent Ettrich)를 데려왔다. 뱃속의 아기 안조(Anjo)가 우주를 파괴시키려는 혼돈(Chaos)을 막을 유일한 힘임을 믿는 두 사람은 이제 비엔나에서 다시 행복한 삶을 시작하려한다. 그러나 이사벨은 통제할 수 없는 죽음 너머로의 여행을 되풀이하고, 이사벨의 절친한 친구 플로라(Flora)와 리사(Lisa)는 한없이 매력적이되 사악한 존(John Flannery)의 계략에 빠져 이사벨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여기에 세......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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