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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sappointment artist - jonathan lethem

borders 할인 쿠폰을 핑계로 충동구매한 얇은 하드커버.

amnesia moon(최근에 새 표지로 다시 나왔다) 으로 접하게 된 그의 자전적 수필이다. 영화, 음악, 책과 만화, 브루클린, 보헤미안 부모와 어머니의 죽음, 친구와 사람들. pkd, starwars 등 대중문화에 대한 그의 집착을 보여준다. 산만한듯 늘어놓는 얘기들이 성장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the heavenly music corporation 에서 한 대목 옮겨보자.

우리집 꼭대기 층에 내 방이 있었다. 책상과 창고를 얽어놓은 위에 침대가 있었다. 베개를 놓는 바로 아래 나무로 만든 수납 공간에는 앰프와 턴테이블이 들어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헤드폰은 말도 안되게 무겁고 귀를 누르는 귀마개가 있는 것이었고, 전화선보다 배가 두껍고 부드러운 고무로 싸여 꼬인 선으로 스테레오에 연결되어 있었다.
밤 늦게 책을 덮고 불을 끄고 나면, 헤드폰을 쓰고 21분짜리 'the heavenly music corporation'을 듣곤 했다. 잠에 빠져들기 전 들을 수 있는 만큼이라고 해야겠지. 나는 신디사이저가 반복하는 음정이 기타를 설득해서 따르게 하는 순간을 기다리며 기타와 신디가 물결치는 매 순간을 기억했다. 그 뒤는 긴 종결부가 천천히 잦아든다.
가끔 10대의 갈망이나 두려움으로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었다. 그럴 때면 헤드폰을 쓴 채 침대 가장자리로 몸을 기울여 곡의 처음으로 바늘을 올려놓았다. 그 엄청난 헤드폰을 벗어놓고 잠에 빠지는 기술을 터득하여, 아침이면 매트리스와 벽 사이에 빠져있는 헤드폰을 발견하곤 했다. 벗어놓은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the heavenly music corporation'은 내 소망을 들어준 숨은 친구였다. 언어나 멜로디의 유혹을 배제한 채 인간 이후의 의미로 우주의 박동에 공명하고, 선생님이나 가족의 이해를 넘은 (대중예술의 괴짜들이 만든)심원한 예술과 함께 하는 것. 진실을 말하자면, 최근에 알았지만 신경과민인 친구가 잠들기 위해 쓰듯 백색 소음 발생기로 쓰고 있었다. 그러나 fripp 의 긴 기타 솔로 역시 인간의 음성이었다. (아마도 그 자신 보다 내가 더 잘 알게 되었으리라) eno 의 신디사이저가 만드는 파도를 시험할때 들리는 그 순간 그의 생각은 마치 나만이 이해할 수 있는 도덕과 같았다. 자면서 듣고, 다음날 함께 가져갔다. 세상을 응대할 뇌파의 대리물로서.
by ethar | 2005/09/25 12:26 | 책 / book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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