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othy treadwell 은 그리즐리, 회색 곰을 사랑했다. 학자가 아니지만 곰을 연구하고 지키기 위해서 알래스카를 찾던 그의 삶은 곰에 의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여름마다 야생의 동물과 함께 무기없이 12년을 보낸 그가 남긴 100 시간 남짓 분량의 테이프와 그를 알던 사람들과의 인터뷰로 werner herzog 은 팀의 삶이었던 곰을 둘러싼 이야기와 이 곰 사내에 대한 생각을 담고 관찰한다.
자연은 완벽한 조화나 절대善이 아니다. 그러나 개발과 홍보의 파괴는 엄연한 사실이다. 내적인 고뇌의 발산이나 유아적인 집착으로 단순하게 넘기기에 그의 노력이 얕지 않다. 위험한 야생의 동물 사이에서 홀로 살며 애를 쓴 그의 삶은 처절한 매진이다. 곰의 생태와 습성, 언어를 이해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안 팀은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고 노장 herzog 는 관조한다. ![]() 팀과 그가 함께한 환경보호론자들은 일견 감상적인 이상을 좇는지도 모른다. 그에 비해 보호를 위한 폭력은 너무 성급하거나 과한 것은 아닐까, 이해를 위한 노력에 앞선 부정과 공포의 표시는 아닐까. 편의와 이윤을 위한 파괴와 매끈한 포장은 그보다 더한 일이다. 감독의 목소리는 독일 억양에 담담하고 조심스러워, 신중한 관찰자의 진중함을 담는다. 팀을 옹호하지도, 자연에 대해 감상적이 되지도 않는다. 그가 지적하듯 팀의 1인극은 차츰 솔직한 고백으로 이어지고, 의도하지 않은 아름다움이 풍경에 배어있다. richard thompson 의 음악이 자연에 몸바친 이카루스 아니면 돈키호테 같은 사내의 이야기에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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