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때 나는 순박하다 못해 바보스러운 주인공이 온갖 고난에 시달리는 이야기가 싫었다. 답답하고 애가 닳는 줄거리에 빠져들기 보다는 화가 나서 관심을 돌렸던 것일까. (더 어렸을 때지만, 엄마 찾아 삼만리는 제외. 기억도 나지 않지만 tv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나)
13세기 중국을 무대로 열두살 소년 하오유의 얘기를 그린 제랄딘 맥코크런의 '연을 타는 아이'도 그런 이야기다. 가진 것 없고 아는 것 없는 고씨네 집에 하나씩 찾아드는 고난.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어린 마음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꼬리를 무는 사건에 하오유는 생각하지 못했던 여행길에 오른다. 敬을 최고의 가치로 배우고 자란 꼬마, 꽉 막힌 하오유가 조금씩 힘겹게 자라나는 이야기.
약삭빠른 지혜나 허황된 절세기인이 아닌, 밉지 않은 하오유의 모험담은 달콤하지는 않지만 담백한 고진감래로 맺는다. 무협지 생각이 조금씩 든 것은 어쩌면 동양 정서의 한 부분을 제대로 담아내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이 친구처럼 살 필요는 없다구.. (그러라는 얘기도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