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의 탐욕과 세계화, 소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역학관계와 자본, 노동력, 물자, 무기의 흐름, 다국적 기업의 권능에 그러지않아도 약육강식의 기업문화를 살짝 뒤틀어 보자. 경제력과 무력이 결합한 가상의 미래, 난폭운전에서 한 발 더 나가 약소국의 이권을 놓고 목숨을 건 자동차 결투를 벌인다. 크리스 포크너는 어울리지 않는 주인공. 경계지대에서부터 운전으로 명성을 얻기까지 그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부와 신분의 변화를 위해서 회사를 옮기고, 분쟁 투자(conflict investment) 분야로 발을 들여놓으면서 그의 삶은 변해간다. 과거와 기억, 상충하는 가치와 회사가 요구하는 단호함. 사랑하는 아내, 가치는 다르지만 묘하게 가까와진 친구, 동경하던 tv리포터, 회사 혹은 자본의 가치와 어울리지 않는 자신을 미워하는 동료, 같은 이유로 그를 아끼는 상사. 사건과 크리스의 변화, 음모가 바쁘게 흘러가는 가운데 그려지는 미래의 시장, 전장은 그렇게 낯설지 않다.
인류적인 가치의 가면을 접고 이윤을 위해 수단을 마다하지 않으며 사다리를 오르기 위한 결투와 깔끔한 마무리를 숭상하는 기업 문화. 넘기가 거의 불가능한 빈부의 벽이 세워진 콘크리트 정글에 장갑으로 무장한 차에 무기를 지니고 비싼 정장을 입은 임원들은 부국강병을 부르짖으며 침략과 수탈을 일삼던 귀족, 제국주의와 얼마나 다른가.
음울하고 험한 미래를 그린 모건이 참고한 책들도 눈에 들어온다. 노암 촘스키, 윌리엄 이스털리, 수잔 조지, 마이클 무어, 로빈 모건, 존 필저, 조셉 스티글리츠.